금융감독 기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금융 기초 ⑦

지난 편에서 금융산업의 규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금융감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자. 

국가별로 금융감독제도는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다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체로 공적 기구인 정부나 중앙은행, 별도의 독립기구가 금융감독권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큰 틀에서 정부산하 금융위원회와 공적기구이면서 민간조직인 금융감독원으로 나눠서 감독하고 있다. 

 

1. 금융감독의 독립성

 금융감독기구는 운영의 자율성과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독자적으로 규제를 행사하며, 행정부나 입법부와는 다른 별도의 독립적 지위를 가져 감독기구의 조직, 예산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기구는 고도의 전문성과 청렴성이 필요하며 정치적으로 독립된 인사가 조직의 장이 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행정부의 경제정책, 특히 경기부양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되거나,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되지 않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확보의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우리나라의 금융감독기구

 (1)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금융정책과 제도를 운영, 금융안정을 위해 금융기관 감독 및 검사, 금융기관의 설립과 합병 등 인허가, 거시경제 건전성 감독 등을 수행하는  정부조직의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이다. 금융위원회는 위원장, 부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기획재정부 차관,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장이 추천하는 금융전문가 2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천하는 경제계 대표 1인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되며, 금융위원장은 국무총리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내부에 별도로 증권선물위원회를 조직하여 내부자거래나 불공정거래 조사, 증권·선물 관련 규정에 관한 심의, 기업회계처리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정부조직이므로 공무원이 되어야 근무할 수 있으며, 보통 7급 일반행정, 5급 재경직 경쟁시험을 통해서 선발하고 있다. 행정부처 중 인기부서의 하나므로 높은 경쟁률과 상위 성적으로 합격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2)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금융감독원의 지도감독 하에 금융기관의 업무에 관한 검사와 감독업무를 수행한다. 특이한 점은 무자본특수법인이라는 점인데 여기서 무자본이란 일반적인 회사와 같은 자본금이 없이 국가예산이나 금융기관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금융감독과 검사 및 제재 등 집행업무를 수행하는 민간기구이면서 공적기능을 가진 특수한 법인으로 볼 수 있다. 최초에는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정부의 경영평가를 받다가 2009년부터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하여 운영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에서 제외되었다.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감독원 내에는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설치되어 있는데 금융분쟁조정, 금융소비자 민원처리 등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금융소비자에게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기구로 2012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공무원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공개 채용을 거쳐야 한다. 경영학, 법학, 경제학 외에도 IT, 통계학, 금융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선발하여 금융감독기구로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3)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사실 금융안정의 최고 기구로서 금융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을 통해 거시경제 감독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 수행을 위해 금융기관 등에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금융감독원에 금융기관 검사 또는 검사결과의 송부나 필요한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금융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으로 금융감독 기능보다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에 가깝다.

(4)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며, 화폐정책, 국제금융 및 외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국제금융분야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외환시장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정책의 수립, 운영 및 감독업무를 협조하여 수행해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경제·금융·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경우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과 상호 간에 자료요청을 요청할 수 있다. 따라서 기획재정부 단독으로 금융감독을 한다기보다는 경제정책 수행의 컨트롤 타워로서 다른 금융기관들과 상호 유기적이고 협조적 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제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5)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기금과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부실금융기관의 정리와 부실관련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위해 업무와 재산상황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에 부보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를 요청하거나 공동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위원회 산하기구로서 금융감독원과 같은 무자본특수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부보금융기관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에 대해 검사를 수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6) 기타 자율기구

금융기관별로 은행, 금융투자업, 생명보험, 손해보험, 여신전문금융협회 등이 있고 농·수산협동조합중앙회와 같이 회원조합에 대한 지도와 검사를 자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구는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위해 기준을 제정하고 위반 시 페널티를 적용하는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규제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공적기구에 비해 강제 조사 등 강력한 통제력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각 금융기관별로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시장질서를 확립해 나간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다음 편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제도와 예금자보호제도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