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지배구조의 특징과 운영 방식은? - 금융 심화 ②

금융회사는 일반회사와 다르게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가 대주주로서 경영권 행사를 하는 구조가 아닌 독특한 형태를 가진다. 이는 금융회사의 특수성에 기반하며 소유와 지배구조가 일반회사랑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번 편에서는 왜 금융회사는 일반회사와 운영방식의 차이가 있는지와 어떤 형태로 운영이 되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1.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특징

 금융회사는 일반 기업과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금조달구조이다. 예를 들어 은행은 예금자로부터 예금을 예치받아 자금을 조달하므로 부채비율(예금은 은행입장에서는 부채이므로)이 일반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높은 부채기업일수록 그 레버리지 효과로 위험한 사업을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함으로써 주식가치 상승은 은행이 가져가고 위험한 사업으로 부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채권자인 예금자와 국가 전체에게 전가하는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금융회사는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과도한 위험 추구 유인이 일반기업에 비해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예금보호제도나 정부당국의 보호로 채권자인 예금자의 감시가 소홀한 측면이 있다. 예금자입장에서는 우량한 은행을 선택하지 않아도 보호되는 금액(예를 들어 기관별 5천만 원)이 있고 은행입장에서도 파산될 경우 금융당국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암묵적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자기 자본은 통상 자산의 5%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는 대출이나 채권 투자로 운용되는 자산의 가치가 5%만 감소해도 자기 자본 잠식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은행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은행 채권자(예금자)의 위험을 정부나 예금보호기구가 대신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자본비율이 5% 수준밖에 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금융기관이 왜 공공성 규제를 받아야 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수적인 이유 중의 하나이다. 

2. 금융기관의 경영

 은행은 건전성과 안정성 유지에 중점을 둔 경영을 한다. IMF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회 도입, 컴플라이언스제도, 리스크관리 등 의사결정체계를 개선하여 투명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구성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사회는 경영목표, 정관의 제정 및 변경, 예산-결산 심의, 부실 처리 등 중요사항 심의의결을 통해 상시적인 경영감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서는 금융회사 이사회를 사외이사 과반수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고 법률로 중요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사회를 통한 내부통제나 감시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CEO 등 내부이사진이 이사회를 컨트롤하지 못하게 독립된 사외이사가 전문성을 갖고 경영의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사회의 의장은 CEO가 겸임해서는 안되고 이사회는 CEO의 업무집행에 대해 효과적인 감시와 유능한 CEO의 선임과 승계를 위한 적절한 통제수단을 가져야 한다. 이에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서는 금융회사는 이사회 의장과 CEO를 분리하여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에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2) 감사위원회 

 감사위원회제도는 주로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영미계 국가에서 채택한 제도로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하기 위한 이사회 내 위원회다. 우리나라는 감사제도가 대주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서 경영감시가 어려울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외환위기 이후 상법을 개정하여 기존의 감사제도와 병행할 수 있도록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하였다. 감사는 감사보고서 작성의무, 주주총회 제출보고서 조사의무, 이사회에 대한 보고의무 등이 있는데 현재 모든 은행, 금융지주회사,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인 금융투자회사, 보험회사, 카드회사, 자산규모 3천억 이상의 저축은행의 경우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명문화하였다. 상법에서는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되며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갖추기 위해 감사위원 중 2/3 이상은 특수관계자가 아닌 사외이사로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사회와 다르게 감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은 이사회에서 번복할 수 없도록 하여 감사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였고, 감사위원의 이사회로부터의 독립성을 위해서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을 이사의 선임과 분리하여 선임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3) 컴플라이언스 제도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는 준법감시의무로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수행 시 법규를 준수하고 리스크 관리 등 내부통제를 상시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금융회사는 직무수행 시 준수해야 할 기준과 절차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감사위원회에 보고하는 준법감시인(compliance officer)을 두고 있다. 준법감시인은 반드시 1인 이상 두어야 하며, 대표이사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임명한다. 준법감시인은 위법행위의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법규교육, 업무통제절차의 설계와 모니터링, 규범의 제정 및 준수에 대한 감시활동을 수행한다. 

(4) 리스크 관리

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리스크 유형별로 리스트화, 리스크 통제 자가진단, 핵심운영리스크 지표 모니터링, 리스크 보고서 작성 등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은행은 신용점수 모델, 재무 분석, 스트레스 테스트를 사용하여 위험 수준을 평가하고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한다.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 적정 자본금을 유지하고, 금리스왑, 옵션 및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을 통한 헷지 하기도 한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는 재무안전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여 은행의 신뢰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금융기관의 종류와 규모, 업무 영역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