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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nks as Liquidity Providers에 관한 Kashyap, Rajan, Stein의 논문 소개 - 재무 논문 ⑥
    재무논문 소개 2025. 4. 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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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Banks as Liquidity Providers' 즉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은행에 관한 Kashyap, Rajan, Stein의 논문이다. 은행의 전통적인 상업은행 활동인 예금 수취와 대출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우리는 은행이 종종 대출 약정(loan commitments) 형태로 자금을 대출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 두 가지 활동이 본질적으로 하나의 원초적인 기능, 즉 수요에 따른 유동성 제공의 두 가지 형태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금 인출과 대출 약정 실행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면, 두 활동은 대규모 유동 자산 보유의 비용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아이디어를 간단한 이론 모델로 발전시키고, 다양한 실증 데이터를 통해 그 모델을 검증했다. 

    유동성 공급자 은행

    1. 은행은 왜 ‘유동성 제공자’인가?

    은행은 일반적으로는 자금을 받아서 대출해 주는 ‘중개자’ 역할로 알려져 있지만, 이 논문에서는 그보다 더 핵심적인 기능으로 유동성의 공급자(liquidity provider)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즉,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은행의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의 두 대표적인 기능인 예금 수취(deposit-taking)와 대출(commitment-based lending)은 겉보기에는 서로 다른 활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요에 따라 즉시 자금을 꺼낼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예금은 고객이 언제든 돈을 인출할 수 있고, 대출 약정(신용한도 제공)은 고객이 필요할 때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 두 활동 모두 예기치 못한 유동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이 자금을 준비해 두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유동성 공급’이라고 할 수 있다. 

    2. 유동성 유지에는 비용이 따른다: 시너지의 조건

    은행이 언제든 자금을 꺼내줄 수 있도록 하려면, 항상 일정 수준의 현금 및 유가증권을 '유동성 버퍼(liquidity buffer)'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산은 일반적인 대출 자산보다 수익성이 낮고, 기회비용이 크다. 예를 들어, 현금을 쥐고 있는 동안에는 이자를 받을 수 없고, 국채나 단기 증권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제공받는다. 또한 이러한 자산의 보유 자체가 경영진의 재량을 늘려주고 이는 곧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로 연결되기도 한다. 저자들은 예금과 대출 약정의 유동성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는 경우, 즉 상관관계가 낮을 경우, 하나의 유동성 자산을 공유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예금 인출이 많지 않은 시기에는 그 자금을 대출 약정에 활용할 수 있고, 반대로 대출 약정 실행이 적은 시기에는 예금 인출을 위한 준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수학적 모형으로 분석한 예금과 약정의 결합 구조

    이 논문은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간단한 경제학적 모형을 제시한다. 은행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선택을 한다

    1. 예금 수취 규모
    2. 대출 약정의 제공 규모
    3. 보유 유동자산의 크기

    모형은 은행이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역선택 문제)을 반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은 평소에 충분한 유동자산을 보유해야 하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만약 예금 인출과 대출 약정 집행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다면, 하나의 유동성 버퍼를 두 기능이 공유함으로써 각각 따로 준비할 때보다 더 적은 자산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델의 핵심은, 예금이 늘어나면 유동자산도 늘고, 대출 약정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즉, 예금과 약정은 경쟁 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에 있다. 이러한 관계는 예금과 약정의 실행 시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이를 통해 은행은 더 효율적으로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

    4. 데이터로 검증된 이론: 실제 은행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저자들은 1990년대 미국 은행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 모델을 검증했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결과가 도출되었다

    1. 상업은행은 비은행 기관(예: 파이낸스 회사, 보험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대출 약정을 제공한다. 이는 은행이 예금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거래성 예금 비율이 높은 은행일수록 더 많은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즉, 예금을 많이 받아 운영하는 은행은 그에 걸맞게 현금과 국채 등을 더 많이 준비하고 있다.
    3. 예금 비중이 높은 은행은 대출 약정의 비중도 높다. 이는 모델에서 설명한 ‘예금과 약정의 보완 관계’가 실제로 존재함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가 된다.

    이러한 결과는 은행이 단순히 예금을 받고 대출을 실행하는 것을 넘어, 복합적인 유동성 조정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5. 협의은행(Narrow Banking) 논의에 주는 시사점

    이 논문은 최근 논의되는 ‘협의은행(narrow banking)’ 또는 은행 기능 분리 주장에 대해 강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협의은행이란, 은행의 예금 수취와 대출 기능을 분리하여 예금은 국채 등 안전한 자산에만 투자하고, 대출은 별도의 기관이 하는 것인데 이 논문은 두 기능 사이에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예금과 대출은 동시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분리할 경우 오히려 전체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통화정책의 전달 채널(bank lending channel)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규제나 정책을 설계할 때, 은행의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구조적인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함을 시사하였다.

    6. 결론 

    이 논문은 은행이 예금 수취와 대출 약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유를 '유동성 제공'이라는 단일 기능으로 설명했다. 저자들은 이 두 활동이 모두 고객의 예기치 못한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유동성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즉, 하나의 유동자산 버퍼를 공유함으로써 전체적인 보유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 모델은, 은행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이 크기 때문에 평상시에 충분한 유동자산을 보유해야 하며, 이 자산을 예금 인출과 약정 실행 모두에 활용할 수 있다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였다. 실증 분석에서는, 실제 은행들이 예금이 많을수록 대출 약정 비중이 높고 유동자산 보유 비율도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모델의 예측과 일치하며, 예금과 대출 약정 간의 보완적 관계를 뒷받침하는 실증증거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은행의 두 기능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협의은행(narrow banking)' 모델이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은행을 유동성 공급자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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