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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del of Shadow Banking에 대한 Gennaioli, Shleifer, Vishny의 논문 소개 - 재무 이론 ⑤재무논문 소개 2025. 4. 12. 09:32반응형
이번 편에서 소개할 논문은 Shadow Banking, 즉 그림자 금융에 관한 논문이다. 이 논문은 그림자금융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모델을 제시한다. 이 모델에서 은행은 대출을 발행하고 거래하며, 이를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뒤, 이 포트폴리오를 무위험 부채를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운용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의 부(Wealth)는 무위험 부채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며, 이는 간접적으로 증권화(securitization)에 대한 수요를 유도한다. 이 모델에서는 은행의 자산과 레버리지가 함께 증가하며, 시장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개별 위험(idiosyncratic risk)을 다각화를 통해 줄이는 대신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에 대한 노출은 증가하게 된다. 합리적 기대 하에서는 그림자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이며 복지 향상에 기여하지만, 투자자들이 꼬리 위험(tail risk)을 간과할 경우 위기와 유동성 고갈에 매우 취약해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1. 그림자금융이란 무엇인가: 규제를 벗어난 시스템의 성장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란,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 밖에서 운영되면서도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금융중개 활동을 말한다. 은행은 예금과 대출을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감독을 받지만, 그림자금융은 이러한 규제에서 자유롭다. 특히 단기 부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장기 대출로 운영하는 ‘만기불일치’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큰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Gennaioli, Shleifer, Vishny(2013)는 이 시스템의 구조를 이론적으로 모델링하여, 금융중개기관이 다양한 위험자산(대출 등)을 발행하고, 이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뒤, 그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하여 무위험 부채를 발행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이 과정은 투자자들이 '안전한 채권(AAA 등급)'을 선호한다는 전제 하에 작동하며, 실제로 이는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 자산유동화 시장의 급성장을 이끈 핵심 메커니즘이다.
2. 다각화는 해답인가? 분산의 역설과 체계적 위험의 부상
금융기관들은 개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을 서로 거래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다각화(diversification)’를 시도한다. 이는 분명히 '개별 위험(idiosyncratic risk)'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모든 기관들이 유사한 자산군(예: 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동일한 무위험 부채를 발행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경기 침체나 자산 가격 하락과 같은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이 나타났을 때, 전 금융기관이 동시에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즉, 리스크를 분산하려 했던 노력이 오히려 전 시스템의 동시 붕괴 가능성을 높이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저자들은 이를 '다각화의 신화(the diversification myth)'라고 표현하며, 표면적으로는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험한 구조임을 경고하고 있다.
3. 위기의 씨앗: 꼬리위험을 무시한 ‘위험 없는 채권’
논문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고는, 시장 참여자들이 극단적 리스크(꼬리 위험, tail risk)를 무시할 경우, 그림자금융이 전체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미국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 많은 투자자, 금융기관, 신용평가사들이 충분한 고려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자산(AAA 등급의 MBS, CDO 등)이 일시에 부실화되면서 금융시장은 순식간에 붕괴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는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안전해 보이는’ 부채를 더 많이 매입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더 많은 자산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더 큰 레버리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 구조 속에서 경기 침체가 도래하면,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나눴다고 믿었던 포트폴리오들이 오히려 ‘동시에 부실화’되며 시스템 전체의 붕괴를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4. 규제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
이 논문이 제시하는 핵심 시사점은 단순히 시스템 내의 위험을 ‘나눠서’ 보관한다고 해서 시스템이 안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 ‘안정성’에 대한 착각이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정책 당국은 그림자금융 시스템을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하고, 특정 자산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부여하는 행위를 억제해야 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이라는 명칭에 무조건적 신뢰를 보내기보다는, 내재된 위험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규제와 스트레스 테스트, 금융기관의 자기 자본 요건 강화 등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기 수익에 집중한 과도한 증권화와 차입 구조는 언젠가 다시 시스템 전반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그림자금융은 본질적으로 위험한가?
이 논문이 그림자금융을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진단한 것은 명확하지만, 그림자금융의 효용 또한 존재한다. 실제로 다양한 자산을 유동화하고 자금 조달을 촉진하는 역할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무위험’이라는 착각 속에서 과도하게 사용될 때인데, 단지 그림자금융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위험 인식과 정보 투명성, 규율의 확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6. 결론
이 논문은 은행 외부로 위험이 이전되지 않는 구조에서의 증권화(securitization)를 설명하는 새로운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에서 증권화는 은행이 개별 위험(idiosyncratic risk)을 다각화하면서도 동시에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에 대한 노출을 집중시키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은행들이 사실상 무위험 부채를 활용한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를 통해 대차대조표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 모든 위험이 사전에 인지되는 경우, 이 시장은 위험을 위험 중립적(financially neutral) 중개자들에게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보험 및 시계 간 거래의 기회를 확장함으로써 복지를 향상한다. 합리적 기대(rational expectations) 하에서의 증권화에 대한 이 관점은 다음과 같은 여러 실증적 현상들을 설명한다
- 무위험 부채에 대한 수요가 증권화를 촉진한다
- 은행 자산과 레버리지가 함께 움직인다
- 증권화의 부산물로서 은행 간 상호의존성이 증가한다
하지만 이 관점은 또한, 꼬리위험(tail risk)이 무시될 경우 그림자금융 시스템이 극도로 취약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실현되는 자체가 아니라, 증권화가 총 위험 감수 행위를 확대시킨다는 데 있다. 증권화는 위험을 간과하지 않았다면 복지를 높였을 계약 구조를 통해 인지되지 않은 거시적 위험에 대한 노출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만, 여기서 제기할 수 있는 의문은, 이러한 메커니즘이 단지 은행들이 위험한 프로젝트(예: 주택담보대출)에 자금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때때로 큰 손실을 감수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하는 점이다. 이 논문이 주장하는 새로운 요소는, 증권화가 정부 예금 보장 없이도 무위험 수익을 원하는 단기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금융 중개기관은 투자자들이 최근 수익률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위험을 잘못 인식하는 활동을 포착하고, 증권화를 활용하여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 문제는, 결국 이러한 구조에서 발생하는 잔여 위험은 중개기관 스스로가 부담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각화와 증권화를 통해 위험을 통제하는 바로 그 과정이, 오히려 모든 금융 중개기관을 동일한 위험에 노출시키고, 각 은행이 독립적으로 투기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거시적 불안정성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단기 자금 조달은 다수의 은행들이 보유한 '공공거래 자산의 ‘안전성 인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하면 은행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붕괴되고 이는 전체 시스템적 위기로 확대된다. 애초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설계된 보험 계약이 오히려 시스템 리스크를 증폭시키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간과하는 위험은 대개 미묘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나 중계기관조차 인식하지 못한 위험을 시장 규제 당국이 사전에 파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낙관적 판단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책 개입은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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