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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과의 AI 리더십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행동 계획 발표경제상식 소개 2025. 9. 16. 07:43반응형
오늘날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 발전 단계를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데이터, 알고리즘, 반도체, 인프라 등 다양한 요소가 융합되는 AI 산업은 국가의 경제 구조를 재편하고, 산업 혁신의 속도를 좌우하며, 더 나아가 국제 안보 질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AI 분야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 경쟁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넘어 정치적 영향력과 군사적 우위까지 걸린 총체적 패권 경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23일, 미국은 “Winning the Race: America’s AI Action Plan(인공지능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AI 리더십 다툼에서 앞서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 계획은 단순한 청사진이 아니라, 규제 개혁·산업 지원·국제 외교 전략을 아우르는 포괄적 행동계획으로, 글로벌 AI 질서 재편의 중요한 기점이 되고 있습니다.
1. 미국 AI 행동계획의 배경과 의미
미국이 이번 행동계획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이 존재합니다.
첫째, 중국이 최근 몇 년간 AI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서 빠른 추격세를 보이면서, 미국 내에서는 “AI 패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 인프라 구축에서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둘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규제 완화와 제조업 부흥을 주요 국정 기조로 삼아왔습니다. 이러한 기조는 AI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하고 민간 기업이 자유롭게 AI를 실험·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셋째, AI가 국가 안보 및 국제 질서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제는 단순히 기술 개발 차원의 논의를 넘어서 외교 전략과 연계된 종합 계획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행동계획은 미국이 향후 10년간 AI 분야에서 어떤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할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국가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2. 첫 번째 필라(Pillar): AI 혁신 가속화와 산업 적용
행동계획의 첫 번째 필라는 AI 혁신 가속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혁신이란 단순히 연구실 안에서의 실험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신속한 적용을 통해 실현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try-first” 문화, 즉 “일단 적용해 본다”는 접근법을 제도적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위험 회피적이고 규제 중심적이었던 미국의 일부 산업 문화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로, 혁신을 촉진하는 실험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전략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AI 적용에 필요한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에게 연구개발 자금과 기술 이전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혁신의 폭을 넓히려 합니다. 더 나아가, 연구 성과가 상용화 단계까지 이어지도록 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과거 인터넷과 반도체 산업에서처럼,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생태계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전략과 유사합니다. 결국 미국은 AI 기술이 특정 대기업에만 집중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도록 하는 “포용적 혁신”을 핵심 목표로 설정한 것입니다.
3. 두 번째 필라: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산업 복원
두 번째 필라는 AI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산업 복원입니다. AI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연산 자원과 데이터 인프라입니다. 미국은 이를 위해 데이터 센터와 슈퍼컴퓨터, 전력망, 반도체 제조 시설 등을 신속히 확충해야 한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현행 환경 규제 제도와 허가 절차는 지나치게 복잡해, 인프라 확충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행동계획은 허가 간소화와 규제 완화를 통해 신속히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미국이 과거 주도권을 가졌지만 최근 아시아 국가들에 밀리며 취약성을 드러낸 분야입니다. 이에 미국은 반도체 제조업 복원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고임금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기술 주도권 및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산업 특성상 막대한 전력이 요구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활용 전략도 함께 추진됩니다. 즉, 이번 필라는 단순히 산업 육성이 아니라 경제·기술·에너지·안보가 결합된 종합 인프라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세 번째 필라: 국제 AI 외교와 안보 선도
세 번째 필라는 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AI 질서를 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합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AI 기술과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이들이 미국식 AI 표준을 채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글로벌 생태계를 사실상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 합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협력을 넘어, AI 표준과 규범을 통해 국제 관계 전반을 구조화하는 기술 외교 전략입니다. 특히 중국이 국제기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가치 동맹”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AI 컴퓨팅 자원과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이는 과거 반도체·통신장비 분야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와 유사한 맥락으로, 미국이 기술 패권 경쟁을 단순한 시장 경쟁이 아닌 경제 안보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세 번째 필라는 국제 협력과 기술 통제라는 상반된 양축을 동시에 활용하여, 미국이 AI 시대의 규범·표준·안보를 주도하겠다는 포괄적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미국 전략의 대내·대외 이중성
이번 행동계획은 미국의 전략이 단순히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대내적으로는 규제 완화, 인프라 확충,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산업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는 동맹국과 협력하여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외교·안보 전략을 병행합니다. 이 두 축은 서로 보완적 관계를 형성합니다. 국내에서 AI 생태계가 튼튼해져야 국제무대에서 기술 리더십을 주장할 수 있고, 반대로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야 국내 산업에도 안정적 성장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냉전 시기 미국이 과학기술을 통해 소련을 견제하던 방식과 유사합니다. 당시 미국은 아폴로 우주 프로그램과 첨단 국방 연구개발을 통해 과학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정치·군사적 영향력으로 확장했습니다. 이번 AI 행동계획도 마찬가지로, 기술적 우위를 국내외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6. 중국의 대응: 글로벌 거버넌스와 글로벌 사우스 연대
미국의 발표 직후 중국도 2025년 7월 26일 자체적인 ‘AI 글로벌 거버넌스 행동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중국은 이 계획에서 미국과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미국이 동맹국 중심의 배타적 협력망을 구축하려는 데 반해, 중국은 개발도상국, 특히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를 강조하며 다자적 접근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국제 규범 경쟁에서 ‘포용성’과 ‘다자주의’를 내세워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제·기술 협력을 강화해 왔는데, 이번 AI 행동계획 역시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즉, 중국은 AI 기술 그 자체보다는 국제 규범과 거버넌스 영역에서 미국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중 간 경쟁은 단순히 기술적 성과의 차이가 아니라, 국제적 가치와 규범의 경쟁으로도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7. 국제 질서에 미칠 파급효과와 전망
미국과 중국의 행동계획 발표는 국제 사회에 중대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글로벌 AI 질서는 양극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은 동맹국을 중심으로 표준·인프라·안보 협력을 제도화하려 하고,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를 기반으로 대항마를 구축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같은 중견국가들은 어느 진영에 참여할지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AI 기술 자체가 국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각국은 자국의 경제적 이해와 외교적 입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 구도는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중 간의 치열한 경쟁은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AI 연구개발과 투자 확대를 촉진하는 혁신 가속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AI 거버넌스와 표준이 양분될 경우, 국제 협력이 단절되고 기술 단절 현상(Tech Decoupling)이 심화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향후 국제 사회는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잡한 다층적 질서 속에서 AI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8. 맺음말
미국의 AI 행동계획과 중국의 대응은 인공지능이 단순한 산업 기술이 아니라 21세기 국제 질서를 좌우하는 전략적 자원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은 규제 완화와 인프라 투자,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AI 패권을 강화하려 하고,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를 기반으로 새로운 규범 체계를 만들려 합니다.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AI는 단순히 경제 성과를 넘어 국가 안보, 외교, 사회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어떤 진영에 서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행동계획은 단순히 미국의 정책 발표가 아니라, 전 세계가 AI 시대의 새로운 질서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번영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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