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이슈페이퍼 2025-03: 인공지능 시대의 노동시장 과제-기업 고용 효과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핵심 정리
    경제상식 소개 2025. 9. 19. 08:30
    반응형

    인공지능(AI)은 이제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산업 전반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핵심 성장 동력입니다. 최근 몇 년간의 발전 속도는 과거의 정보통신기술이나 인터넷 확산과 비교해도 훨씬 빠르며, 기업의 경영전략과 노동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떤 직종에서는 대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오히려 고용 창출의 기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이슈페이퍼 2025-03: 인공지능 시대의 노동시장 과제-기업 고용 효과와 정책적 시사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도입이 실제 노동시장에 미치는 효과와 국내외 정책적 대응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히, 기업 단위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분석 결과와 국내외 정책 비교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합니다.

    AI시대 고용변화

    1.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노동시장 변화의 필요성

    인공지능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넘어,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자율주행 등에서 AI의 성능은 이미 인간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노동시장 전반에 중대한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일자리의 약 13%가 AI에 의해 대체 가능하다고 추정되며, 이는 약 327만 개의 일자리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특히 단순 반복적 업무나 매뉴얼화된 절차 중심의 직무는 대체 위험이 크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술 도입 과정에서 고숙련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AI 엔지니어 등 새로운 직무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의 이중적 구조를 강화할 위험도 있습니다. 고소득·고학력층은 AI를 활용하는 능력을 기반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며 추가적인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저 숙련·저임금 직종에서는 오히려 일자리 불안정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분법적 논의보다는, AI가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사전에 인식하고, 노동 수요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인공지능과 고용에 관한 선행연구 검토

    해외의 주요 연구들은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산업과 직종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Acemoglu와 Restrepo(2022)는 AI 도입이 기업 단위에서는 생산성과 고용 창출에 긍정적 효과를 주지만, 노동시장 전체를 보면 총량적 고용 증가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AI가 특정 직무에서는 보완적 역할을 하지만, 단순 반복적 직무에서는 대체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Eloundou et al.(2023)의 연구는 거대언어모델(LLM)이 미국 노동시장에서 적어도 10% 이상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일부 직무에서는 생산성을 5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대로 Webb(2020)은 인공지능 노출지수(AI exposure index)를 통해, AI 도입이 단기적으로는 고용 변화를 뚜렷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국내 연구는 아직 AI의 고용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음을 지적합니다. 그러나 고학력 개발 인력과 전문직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정 산업에서는 이미 AI 활용이 채용 확대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아직 AI 도입 초기 단계이지만,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3.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AI를 활용하는 기업은 전체의 6% 수준입니다. 이는 2017년 1.4%에서 꾸준히 상승한 결과로, 짧은 기간 동안 기업 단위에서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로, 한국은 AI 도입에서 상대적 후발주자에 속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AI 활용 비중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종사자 수가 많고 매출·자산 규모가 큰 대기업일수록 AI 활용에 적극적인데, 이는 초기 도입 비용과 인프라 구축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업, 금융업, 교육업에서 AI 활용률이 특히 높습니다. 정보통신업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시스템 관리 역량이 이미 구축되어 있어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금융업은 고객 데이터 분석과 리스크 관리,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교육업 역시 에듀테크 기업 중심으로 AI 튜터, 맞춤형 학습 플랫폼 등을 도입해 학습자의 성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AI 활용 분야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되었으나, 최근에는 생산공정 자동화, 마케팅 전략 수립, 조직 관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히 기술 부서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 전반의 의사결정과 운영 체계에 깊이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4. 인공지능 도입의 고용효과: 실증분석 결과

    국내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분석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AI를 도입한 기업은 비도입 기업에 비해 평균 5~10% 높은 고용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매출과 산업, 지역 등 기업 특성을 통제했을 때에도 이러한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습니다. 즉, AI 도입이 반드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 성장과 확장 과정에서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2018년에 AI를 도입한 기업은 도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같은 해 이후 고용이 약 8.7% 더 높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AI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고용 확대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분석 과정에서 평행추세 가정이 일부 시점에서 충족되지 않아, 모든 효과를 전적으로 AI 덕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추세는 AI 활용 기업이 더 많은 고용을 유지·창출한다는 방향성을 보여주며, 이는 노동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5. 해외 인공지능 인력 정책과 시사점

    세계 주요국은 AI 시대에 대비해 저마다의 인력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민간 주도의 혁신을 바탕으로, 국가 차원에서는 기초과학 역량 강화와 해외 인재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기업이 AI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국가는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입니다.
    중국은 정반대로 국가 주도의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가 대규모 AI 인재 양성 계획을 직접 수립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여 인재를 육성합니다. 영국과 싱가포르는 자국의 강점을 기반으로 대학 중심 석·박사 과정에 투자하고, 산업계와 협업해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길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한국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우리나라의 정책은 고학력 연구개발 인력, 산업 현장 인력, 전 국민 디지털 역량 강화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전략적 집중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가장 시급한 수요인 AI 개발 전문 인력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6. 국내 정책의 한계와 개선 방향

    한국 정부는 ‘빅3+AI 인재양성방안’(2021),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2022), ‘산업 AI 내재화 전략’(2023), ‘국가 AI 전략’(2024), ‘산업 AI 10대 과제’(2025) 등 다층적인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수요와 정책 목표 간 괴리는 여전히 큽니다.
    기업 단위 분석 결과, 현재 가장 부족한 인력은 단순 활용 인력이 아니라 고급 개발 인력입니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프로젝트가 확산되면서 AI 알고리즘을 설계·개발할 수 있는 인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여전히 전 국민의 디지털 역량 강화나 범용적 교육에 비중을 두고 있어, 전문 인력 육성의 초점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정책은 질적 강화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즉, 단순히 많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고급 연구개발 인력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소멸이 예상되는 직무의 노동자들이 원활히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AI 도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임금 대면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도 근로 환경 개선과 직무 전문성 강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7.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종합해보면, 한국 노동시장에서 AI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기업 단위 분석에서는 고용 확대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단기적으로는 고용 위축보다는 노동 수요 재편을 촉진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면 대체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인력 전환 정책과 전문 인력 육성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노동정책은 “일자리 보호”가 아니라 “일자리 전환과 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수요에 맞춘 AI 개발 전문 인력 집중 육성 △산업별 맞춤형 인력 전환 지원 △저임금 직무의 질적 개선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직무 재설계 등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AI는 노동시장의 위협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작동할 수 있으며, 한국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