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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리서치 보고서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투자하는 법 - ①」 핵심정리투자정보 소개 2025. 7. 14. 08:19반응형
투자의 세계는 더 이상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전통적인 투자 이론과 지표들이 점점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고,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지금,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SK증권의 리서치 보고서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투자하는 법」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자의 전략을 소개하겠습니다. 무형자산, AI, 레버리지 시대의 변화까지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디에 주목해야 할지를 생각해 봅시다.
1. 전통적 투자 방식의 한계
1.1 Anchoring Bias와 코로나19의 교차점
코로나19는 단지 팬데믹 이상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시장은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 예측 불가능한 충격에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분석가들은 이전 사례(메르스, 사스 등)를 기준 삼아 예측했지만, 이러한 "앵커링 바이어스(Anchoring Bias)"는 오히려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충격을 더욱 키운 배경이었습니다.
1.2 경제지표 해석의 무력화
ISM 제조업지수, 비농업 고용자수 같은 핵심 지표들이 이제는 주가 예측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ISM 지표와 S\&P500 간의 상관관계는 역전되었고, 고용 증가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필립스 커브'조차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 매크로 지표들이 더 이상 시장의 움직임을 설명하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2. 시장을 바꾸는 새로운 규칙
2.1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 붕괴
과거에는 금리가 하락하면 경기를 반영해 주가도 하락했지만, 이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금리는 하락해도 주가는 오르고, 금리 인상 기대만으로도 시장은 조정을 겪습니다. 이는 시장이 "레버리지(high-leverage)"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2 레버리지 기반의 기업 운영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자본 구조가 "마이너스(-) 자본"입니다. 계속해서 부채를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전략은 낮은 금리에 기반합니다. 하지만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이 전략은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즉, 자산가격은 '이자율 변화'에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입니다.
3. AI와 데이터의 시대
3.1 기존 지표의 대체자, Markit
IHS Markit은 ISM보다 빠르고 정확한 데이터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경기 반등 신호를 먼저 포착했고, 투자자들은 이를 근거로 빠르게 포지션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Markit은 이제 단순 데이터 공급을 넘어서 투자자의 판단력 자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3.2 위성과 AI, Orbital Insight의 사례
Orbital Insight는 위성사진의 그림자 크기를 AI가 분석해, 원유 저장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기존의 주간 단위 발표보다 훨씬 빠르며, 2019년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 당시에도 AI가 먼저 진실을 알아냈습니다. 시장에서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가진 쪽만이 승자가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4. 무형자산의 시대
4.1 애플의 PBR 16배, 과연 고평가인가?
애플의 PBR이 16배에 달하는 것은 전통적 평가 모델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애플의 무형자산(브랜드 가치, 생태계 등)은 재무제표에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형자산의 누락'은 오히려 현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4.2 무형자산의 범주와 예시
무형자산에는 특허(Patents), 브랜드 가치, 네트워크 효과, 사회적 평판, R\&D 등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Facebook은 네트워크 효과, Moody’s는 과점적 시장 구조, Salesforce는 내부 조직 역량에서 높은 무형자산 가치를 지닙니다.
5. 무형자산이 투자 환경에 미치는 구조적 변화
5.1 거래의 어려움
무형자산은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버블(Bubble) 혹은 붕괴(Bust)와 같은 변동성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M\&A나 파산 같은 극단적 이벤트가 있어야만 가치가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5.2 평가의 어려움
네이버의 무형자산은 총자산의 3%, 두산밥캣은 63%에 달합니다. 어떤 수치가 더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무형자산의 진짜 가치는 대부분 기업 외부에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기존 재무제표 기반 투자에 큰 불신을 야기합니다.
5.3 담보 인정의 어려움
은행은 무형자산을 담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이 어렵습니다. 이는 벤처 생태계에서 은행보다 펀드(VC, PE)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며, 향후 금융 리스크가 ‘Banking Risk’보다 ‘Fund Risk’로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6. 무형자산 평가의 다양한 시도
6.1 RRM (Relief from Royalty Method)
무형자산으로 인해 발생할 로열티 지출을 절감한 만큼을 현재가치화하여 무형자산 가치를 산정합니다. 주로 상표권, 소프트웨어 등에 사용됩니다.
6.2 Real Option Pricing
현재는 수익이 없지만 향후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무형자산(예: 신약 특허)을 옵션처럼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높은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정교한 모델이 요구됩니다.
6.3 Replacement Cost Method
기존 소프트웨어 등의 무형자산을 동일한 효용을 가진 자산으로 교체하려면 얼마나 비용이 들지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낙후 정도도 고려하여 가치를 조정합니다.
7. 무형자산을 반영한 기업 평가: FQS와 ESG
7.1 FQS(Franchise Quality Score)
무형자산의 '정량화'가 어려운 만큼, 이를 통해 창출되는 "경쟁력"에 주목합니다. 진입장벽, 가격결정력, 지배구조, 지속가능성 등 9개 항목을 기반으로 점수를 매기고, 이를 통해 적정 PER을 산출합니다. 이는 DDM 모델과 달리, 비재무적 요소를 투자 판단에 적극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7.2 ESG와의 결합
지배구조(G), 사회적 책임(S), 환경적 영향(E) 요소들은 무형자산의 질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ESG는 이제 단지 윤리적 기준이 아니라 무형가치를 수치화하는 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8. 결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투자자가 이긴다
시장은 더 이상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 감춰진 자산 가치, 그리고 비정형 데이터가 시장을 움직입니다. 무형자산을 파악하고 평가하며 투자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이제 투자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입니다. AI와 데이터, 그리고 새로운 가치평가 패러다임을 수용하는 투자자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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