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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itoring and Reputation에 관한 Douglas Diamond의 논문 소개 - 재무 이론 ⑫
    재무논문 소개 2025. 4. 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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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편에서는 은행을 통한 차입과 직접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사이에서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Douglas Diamond 논문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논문은 채권 계약이 언제 대출자에 의해 모니터링되는지를 연구하였습니다. 감시 없이 직접적으로 자금을 차입하는 방식(채권 발행)과 도덕적 해이를 완화하기 위해 감시를 수행하는 은행을 통한 차입 방식 중에서의 기업의 선택에 관한 것입니다. 이 연구는 은행 대출 수요에 대한 이론과, 차입자의 평판 효과가 중요한 상황에서 감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신용등급이 중간 수준에 위치한 차입자들은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며, 고금리나 미래 수익성이 낮은 시기에는 고신용 차입자들조차 은행 차입을 선택한다는 것이 이 논문의 핵심정리입니다. 

    재무이론_12

    1. 기업의 자금 조달, 왜 은행을 택하는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은행 대출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채나 커머셜 페이퍼(CP)를 발행하여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기업은 은행을 택하고, 또 어떤 기업은 직접 시장에서 차입할까요? Douglas Diamond는 1991년 논문에서 이 질문에 대한 이론적 해답을 제시합니다. 그는 "모니터링(감시)"과 "평판"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인이 기업의 차입 수단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습니다.

    2. 평판 자산(reputation capital)과 반복적 차입의 상호작용

    Diamond는 논문에서 "금융계약의 핵심 문제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연구했습니다. 이는 차입자가 자금을 수령한 후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위험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모니터링(monitoring), 즉 차입자의 행동을 감시하여 부적절한 선택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차입자에게 모니터링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평판(reputation)"입니다. Diamond는 반복적으로 자금을 차입하는 기업들이 '과거 상환 이력'을 통해 미래 행동에 대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일종의 "평판 자산(reputation capital)"으로, 과거 성실히 상환한 기록이 신용도로 반영되어 미래 차입 조건을 개선시켜 주는 자산처럼 작동하는 것입니다.

    3. 왜 중간 신용등급 기업이 은행을 찾는가?

    모델의 핵심 결과 중 하나는 신용등급이 중간 수준인 기업이 은행 대출에 의존한다는 점입니다. 신용이 너무 높은 기업은 모니터링 없이도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은행 대출이라는 비용이 드는 방식을 택하지 않고 커머셜 페이퍼(CP)나 회사채 같은 직접 차입을 선택합니다. 반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감시를 받더라도 신뢰를 획득하기 어려워 차입이 거절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중간 신용도의 기업은 왜 은행을 선택할까요? 이들은 모니터링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신뢰도를 증명할 수 있고, 이후 평판이 개선되면 직접 차입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이러한 기업들을 감시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과 인센티브 체계를 갖춘 기관이며, 정보 비대칭 문제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중개자가 됩니다. 

    신용도 수준 차입 방식 감시 필요성 차입 가능성
    높음 직접 차입 낮음 매우 높음
    중간 은행 대출 높음 높음
    낮음 차입 불가 감시 효과 낮음 낮음

    4. 경제 환경 변화가 미치는 영향

    Diamond는 거시경제 변수, 즉 실질 이자율(real interest rate)과 미래 수익성(future profitability)이 차입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합니다. 이자율이 낮고 향후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면, 기업은 자신의 평판 자산을 유지하고 키우는 것이 유리하므로 도덕적 해이를 피하고 감시 없는 방식(직접 차입)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하거나 경기가 둔화되면, 미래 기대수익이 감소하면서 평판 유지에 대한 유인이 약해지고, 도덕적 해이가 심화되며 감시의 필요성이 증가합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자율 상승기에는 신용도가 높은 기업조차 은행 대출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금융기관 입장에서 볼 때 새로운 대출의 위험도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하며, 신규 대출의 품질이 오히려 향상되는 역설적인 현상을 낳습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은행의 평균 대출 이자율 상승폭이 시장금리 상승폭보다 작게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신용도 높은 기업들이 감시를 통해 은행 대출을 선택하게 되면, 평균 대출자의 부도 위험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은행은 더 낮은 위험 프리미엄을 적용하게 됩니다. 

    5. 은행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다

    이 논문은 단순히 차입 수단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기업의 행동 유인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은행이 왜 중요한지를 이론적으로 보여주며, 금융시장에서 평판과 감시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탁월하게 설명합니다. 오늘날에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이유, 그리고 자본시장에서의 신용 평가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6. 결론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문제가 광범위하게 존재할 경우, 신규 차입자들은 감시(monitored)를 받으며 평판을 쌓기 시작한 후, 이후에는 직접적인 채무 발행(directly placed debt)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감시를 받는 동안 형성된 양호한 상환이력은 이후 감시 없이도 향후 행동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작용하며, 평판만으로도 도덕적 해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인 더 나은 평판은 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문제도 완화시킵니다. 은행 대출에 의존하는 차입자 계층은 중간 정도의 신용등급을 가진 차입자들입니다. 이들의 등급은 평판만으로 도덕적 해이를 제거하기엔 낮지만, 감시를 통해 이를 제거할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높습니다. 감시가 매우 효과적이고 비용이 낮은 경우, 도덕적 해이를 제거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감시에 의해 도덕적 해이 상태임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오명이 줄어들거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감시만으로도 도덕적 해이를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감시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즉, 감시는 자기 자신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또는 미래에 실질 이자율이 높거나 전반적인 수익성이 낮은 시기에는, 감시 없이 자금을 차입하기 위해 요구되는 신용등급이 더욱 높아집니다. 이는 곧 은행 대출을 통한 감시 수요가 증가하고, 은행의 신규 대출 고객이 보다 안전하고 고등급 차입자 중심으로 이동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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