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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 2025년 8월 「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핵심 정리경제상식 소개 2025. 8. 8. 08:59반응형
오늘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5년 8월 발표한 *KDI FOCUS 제143호 「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의 상승 배경과 향후 전망을 인구구조 변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수명 증가와 세대별 자산 축적 방식의 차이가 가계부채 추세에 어떤 구조적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 비율이 어떤 경로를 밟을지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이 담겨 있습니다.
1. 문제 제기: 가계부채의 구조적 증가 배경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5년 1분기 기준 90.3%로, 스위스·호주·캐나다·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입니다. IMF 외환위기 직후나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1990년대 후반부터 가계부채 비율은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부채 증가와 동시에 실질금리가 장기적으로 하락해 왔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요 확대가 부채 증가를 이끈다면 금리도 함께 오르지만, 지난 20여 년간은 오히려 저축 증가로 인한 자금 공급 확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KDI는 이러한 자금 공급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기대수명 증가를 지목하며, 이를 통해 장기간 부채 증가와 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구조적 배경을 설명합니다.
2. 이론적 고찰: 인구구조와 가계부채의 연관성
기존 연구는 가계부채 증가를 주로 소득 및 자산 불평등의 관점에서 설명했습니다. 예컨대 Mian et al.(2021)은 자산 불평등 심화 시 고 자산층의 저축 증가 → 저 자산층의 차입 확대 → 부채 증가라는 메커니즘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 불평등 지표 변화가 크지 않았음에도 부채는 계속 증가했습니다. KDI 분석에 따르면, 기대수명 증가가 핵심 변수입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퇴직 후 생활 대비 필요성이 커져 자산 축적 동기가 강화됩니다. 청장년층은 주택 중심의 실물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부채를 늘리고, 고령층은 금융자산을 축적해 자금 공급자가 됩니다. 또한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율)가 높아질수록 부채 비율은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이는 고령층 중심의 사회에서는 신규 차입 수요가 줄어드는 구조 때문입니다.
3. 세대별 자산 축적 방식과 부채 구조
보고서는 생애주기별 자산 포트폴리오 차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 중·고령층: 이미 주택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거래비용이 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추가 축적 → 자금 공급 확대 → 금리 하락 압력
- 청장년층: 장기 거주를 전제로 주택을 구입하며 대규모 차입 →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주체
데이터 분석 결과, 2013~2023년 사이 청장년층의 1인당 실질 부채는 늘었지만 고령층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또한 순금융자산(금융자산–부채)은 45세 미만에서 감소, 50세 이상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세대 간 자금 흐름이 ‘고령층 → 청장년층’ 방향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4. 실증분석: 기대수명·인구구성과 가계부채
KDI는 35개국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기대수명, 연령대별 인구 비중, 자산 불평등, 금융건전성 규제 수준 등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대수명 1세 증가 → 가계부채 비율 약 4.6%p 상승
- 청장년층(25\~44세) 비중 1%p1% p 감소 & 고령층(65세 이상) 1% p 증가 → 가계부채 비율 약 1.8% p 하락
- 순자산 지니계수 1표준편차 증가 → 가계부채 비율 약 4% p 상승 1
- 금융건전성 규제 강화 → 부채 비율 2.3% p 하락
2003~2023년 부채 비율 상승폭(33.8% p) 중 약 28.6% p가 기대수명 증가, 4.0% p가 인구구성 변화로 설명됩니다.
5. 향후 전망: 정점 후 하락 가능성
모형 추정 결과, 향후 몇 년 내 가계부채 비율은 정점을 통과해 장기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
- 청장년층 비중 축소
- 고령층 비중 확대 → 자금 수요 감소
2070년까지 기대수명은 6.4세 증가(84.5세 → 90.9세)하며 부채 비율을 약 29.5% p 높일 요인이 되지만, 고령화 심화로 인구구성 변화가 부채 비율을 약 57.1% p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결과적으로 2070년 가계부채 비율은 현재보다 약 27.6% p 낮아질 전망입니다.
6.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는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 금융정책과 비금융정책의 연계를 강조합니다.
- 금융정책 측면: 건전성 규제, 금리 정책, 주택금융 제도 개선
- 비금융정책 측면: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고령층 경제활동 참여 확대
특히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부채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기적 충격에 대비하면서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책 설계가 중요합니다.
7. 결론
지난 20년간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는 경기순환 요인보다 구조적 인구 요인, 특히 기대수명 증가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기대수명 증가세가 둔화되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부채 비율은 장기적으로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 부동산 시장 조정, 세대 간 부의 이전 문제 등 새로운 과제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인구구조 변화의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세대별 금융 수요에 맞춘 정책 조합을 준비해야 합니다.반응형'경제상식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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