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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 Structure in the Airline Industry(2012)」 논문 핵심 정리재무논문 소개 2025. 6. 4. 11:01반응형
오늘부터는 지금 제가 대학원에서 연구하고 있는 주제와 관련된 연구논문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다소 학문적이라 보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상식차원에서 살펴봐주세요~^^
이번 편에서는 항공 산업의 자본구조 결정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논문 「Capital Structure in the Airline Industry」(2012)를 바탕으로 자본조달과 기업특성 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 논문은 노르웨이 경제경영대학교(NHH)에서 금융경제학 전공으로 작성되었으며, 글로벌 39개 항공사를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고 패널 회귀분석을 통해 자본구조의 결정요인을 탐색한 흥미로운 연구입니다. 특히 부채비율의 책자기준(book leverage)과 시장가치기준(market leverage) 모델을 비교해, 어떤 기업 특성이 부채의존도에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습니다. 항공산업의 높은 자본집약도와 에너지 의존도를 감안할 때, 이 연구는 실무적 시사점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항공산업의 구조적 특성
항공산업은 자본구조 분석에 있어 매우 독특한 환경을 제공하는 산업입니다. 본 논문에서는 항공사가 지닌 고정자산 및 에너지 의존성이라는 산업 특성이 자본구조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합니다. 항공사는 대규모 항공기, 엔진, 터미널 인프라 등 고정자산 비중이 높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자산 담보력이 자본조달에 있어 핵심 요인이 됩니다. 또한 유가 변동성에 민감한 에너지집약적 산업이라는 점에서 운영 리스크가 타 산업보다 큽니다.
연료비는 항공사 운영비의 약 30%를 차지하며, 특히 국제유가의 변동에 따라 손익 구조가 크게 흔들립니다. 예를 들어 2003년에는 항공사 운영비 중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불과했으나, 2011년에는 30%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연료비 상승은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항공사의 자본구조 안정성과 현금흐름 관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많은 항공사는 연료헤지(Fuel Hedging)를 통해 유가 급등에 대비하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부 항공사는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헤징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수익 측면에서 항공사는 주로 승객 운송 서비스에 의존하며, 이는 소비자 신뢰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 심리가 위축되면 여행 수요가 감소하고, 이는 항공사의 매출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집니다. 특히 레저 목적 승객은 가격 민감도가 높고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요 탄력성이 큰 반면, 비즈니스 목적 승객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이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호해 단위당 수익성(Margin)이 더 높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프로그램(Frequent Flyer Program) 등으로 충성도 높은 비즈니스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합니다.
또한, 항공산업은 규제환경 변화에도 민감합니다. 예를 들어 1978년 미국의 항공자유화(Deregulation) 이후, 유럽과 아시아도 규제완화 흐름에 동참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졌고, 저비용 항공사(LCC)의 급부상으로 기존 대형 항공사들은 구조조정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비용절감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이 등장했고, 이는 항공사의 자본구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운영리스(Operating Lease)의 활용은 부채로 인식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재무위험을 증대시키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항공산업의 자본구조는 단순히 재무비율 분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산업 특유의 구조적 불안정성과 외부 충격(테러, 전염병, 유가 급등 등)에 대한 민감성, 그리고 자본조달 전략의 유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항공산업은 자본구조 이론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한 ‘실험실’이라 할 수 있으며, 본 논문은 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2. 자본구조 이론 : M&M, 절충이론, 차입우선순위이론
항공산업의 자본구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자본구조 이론 전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본 논문은 크게 세 가지 대표적인 자본구조 이론—① Modigliani & Miller(M&M) 자본구조 무관이론, ② 절충이론(Trade-off Theory), ③ 차입우선순위이론(Pecking Order Theory)을 바탕으로 항공사의 실증 데이터를 비교 분석합니다.
먼저, Modigliani & Miller(M&M) 이론은 완전한 자본시장을 가정하에 기업의 가치가 자본구조(부채와 자본의 구성)에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즉, 기업은 자기자본이든 부채든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전체 기업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세금, 파산비용, 정보비대칭이 없는 이상적 상황에 한정되며, 현실에서는 자본시장 불완전성으로 인해 그 적용이 제한적입니다. 특히, 항공산업은 대규모 자산투자와 경기순응적 수익구조, 높은 유동성 리스크 등으로 인해 M&M 이론의 전제조건을 만족하기 어렵습니다.
절충이론(Trade-off Theory)은 부채 조달 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의 세금절감효과(Tax Shield)와 부채 증가에 따른 파산위험 비용(Financial Distress Cost) 사이에서 기업이 균형점을 찾아 최적의 자본구조를 설정한다고 봅니다. 항공사처럼 이자 비용이 세금 절감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고정자산 기반 산업에서는 이론상 높은 부채비율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 환율, 팬데믹 등 외부 충격에 노출된 항공사는 파산 위험에 취약하여 실제로는 과도한 부채를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론상의 ‘최적 부채비율’을 항공사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세제혜택과 유동성 리스크 간의 정교한 균형이 요구됩니다.
반면, 차입우선순위이론(Pecking Order Theory)은 정보비대칭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기업이 자금 조달 시 내부 유보→부채→자기자본 순으로 선호한다는 이론입니다. 이는 외부 투자자와 경영자 간 정보 비대칭이 클수록 새로운 주식 발행은 시장에 부정적 신호로 해석되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항공사처럼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고, 지속적인 자산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는 산업에서는 내부 유보가 부족할 경우 부채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항공산업은 부채가 너무 높으면 신용등급 하락과 항공기 리스 계약 제한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현실에서는 일정한 한계에 부딪힙니다.
이들 세 이론은 자본구조 결정과 관련된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하지만, 현실의 항공사들은 특정 이론 하나만을 따르기보다, 복수의 이론적 논리를 혼합적으로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 항공사(FSC)는 대규모 자산담보력을 바탕으로 절충이론 기반의 부채활용이 가능하지만, 저비용 항공사(LCC)는 내부 유보금 부족과 높은 정보비대칭 상황에서 차입우선순위이론에 따라 부채 중심 조달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본 논문의 실증분석 결과에서도 특정 이론 하나만으로는 모든 항공사의 자본구조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항공산업은 고정비용 비중이 높고 외부 충격에 민감한 특수 산업군으로, 전통적 자본구조 이론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적합한 사례군입니다. 본 논문은 이들 이론을 실증적으로 교차 검증함으로써 자본구조 이론 간의 적용 가능성과 현실적 차이를 규명하였습니다.
3. 실증 분석
본 논문은 항공사의 자본구조 결정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패널 데이터 기반의 회귀분석 모형을 활용합니다. 전체 분석 설계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뉘며, ① 표본 데이터 수집 및 정제, ② 회귀모형 구축, ③ 변수 정의 및 가설 설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먼저, 표본 데이터는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의 자료를 기반으로 전 세계 주요 39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수집하였습니다. 표본에는 풀서비스 항공사(FSC)와 저비용 항공사(LCC)가 혼합되어 있으며, 기업공시자료(Annual Reports), Bloomberg, Datastream 등에서 재무자료를 추출하였습니다. 일부 항공사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 회계 분리가 불명확한 경우가 있어, 자료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구성 및 수익모델이 명확한 법인을 중심으로 분석 대상을 정제하였습니다.
회귀분석 모형으로는 기본적으로 Pooled OLS(선형회귀분석)와 Fixed Effects(고정효과모형)를 사용합니다. Pooled OLS는 시점 간 차이를 무시하고 횡단면 데이터처럼 분석하지만, 항공사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Fixed Effects 모형을 병행하여 기업 간 고유한 비관측 특성(예: 소유구조, 법인 형태 등)을 통제함으로써 분석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모형의 적합성을 검증하기 위해 Hausman Test를 수행하여 고정효과와 무작위효과(random effects) 중 어떤 모형이 타당한지를 판단하였습니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자본구조 지표)는 두 가지 기준으로 설정됩니다. 하나는 전통적 방식인 장부가 기준 부채비율(Book Leverage)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가치를 반영한 시장가 기준 부채비율(Market Leverage)입니다. Book Leverage는 총부채를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며, Market Leverage는 총부채를 (총부채 +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두 지표는 자본구조를 측정하는 데 있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며, 시장지표는 미래 기대치를 반영하므로 보다 ‘선행적’이라 평가됩니다.
독립변수(설명변수)는 자본구조 이론 및 기존 실증연구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은 8개 핵심 요인이 설정되었습니다:
- 기업 규모(Size) – 자산 총액의 자연로그로 측정되며, 규모가 클수록 파산위험이 낮고 정보비대칭이 완화되어 더 많은 부채를 수용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음
- 수익성(Profitability) – 총자산이익률(ROA)로 측정되며, 내부유보금이 많을수록 외부자금 조달 필요성이 줄어 부채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차입우선순위이론).
- 자산의 유형성(Tangibility) – 유형자산 비중(유형자산/총자산)으로 계산되며, 담보 가치가 높은 자산은 부채조달에 유리하다는 절충이론의 예측을 추종함
- 성장성(Growth) – 총매출 증가율로 측정되며, 성장기업은 자본시장에서 자기 자본 조달을 선호하거나, 파산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음
- 재무건전성(Risk/Financial Strength) – EBIT 변동성 또는 이자보상배율 등으로 측정되며, 수익 변동성이 클수록 부채 선호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
- 리스 비중(Leasing) – 리스 비용/총자산 비율로 측정되며, 리스는 부외부채(off-balance sheet liability)이므로 실질적 부채 수준을 반영
- 소유구조(Ownership) – 정부소유 여부, 가족경영 여부 등 더미변수로 설정되어 자본조달 방식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활용
- 투명성(Transparency) – 감사의견, 공시 빈도 등을 통해 평가되며, 높은 투명성은 외부 자금 조달 용이성을 높임
이러한 변수들은 기존 이론의 예측 방향(양/음)에 따라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종합하여 아래와 같은 가설(Hypotheses)을 설정하였습니다. 예컨대, “수익성은 부채비율에 음(-)의 영향을 미친다”는 차입우선순위이론 기반의 가설이나, “자산 유형성은 부채비율에 양(+)의 영향을 미친다”는 절충이론 기반의 가설이 이에 해당합니다.
4. 실증분석 결과 요약
본 논문의 핵심은 두 가지 회귀모형(Book Leverage vs Market Leverage)을 통해 항공사의 자본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각각의 모형에서 어떤 변수들이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지를 비교하는 데 있습니다. 분석 결과는 이론적 기대와 일치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혼재되어 있으며, 특히 시장기준 모형(Market Model)이 장부기준 모형(Book Model)보다 설명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시장가치 기준(Market Leverage Model)의 결정계수(R²)는 31.1%로, 항공사 자본구조의 약 1/3을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비해 장부가치 기준(Book Leverage Model)의 설명력은 18.5%에 불과했으며, 유의미한 변수도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이는 항공사의 부채 구조가 회계장부상의 과거 수치보다는 시장 참여자의 미래 기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즉, 항공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산업 전망, 리스크 인식 등 비재무적 요소가 자본구조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시장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수는 총 6개이며, 이들의 방향성과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익성(Profitability): 부(-)의 영향을 미치며, 이는 차입우선순위이론(Pecking Order Theory)을 강하게 지지합니다. 내부유보금이 많은 기업일수록 외부 차입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해석입니다.
- 기업규모(Size): 정(+)의 영향을 보여,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절충이론(Trade-off Theory) 및 정보비대칭 완화 관점을 지지합니다.
- 자산유형성(Tangibility): 정(+)의 영향을 미치며, 유형자산을 담보로 활용한 부채 조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절충이론과 일치합니다.
- 리스 비중(Leasing): 정(+)의 영향을 가지며, 이는 회계상 인식되지 않는 ‘부외부채’ 역할을 하는 리스가 실제 자본구조에 포함된다는 실증적 해석을 가능케 합니다.
- 성장성(Growth): 부(-)의 계수를 가지며, 이는 성장기업이 부채보다는 자기 자본 또는 내부 유보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전통적 절충이론과 상충되지만, 자산 대체 문제(Asset Substitution)를 고려한 경우 이론과 일치합니다.
- 재무건전성(Risk Proxy): 부(-)의 영향을 보여, 수익 변동성이 큰 기업일수록 보수적인 자본구조를 택한다는 절충이론적 해석을 뒷받침합니다.
반면, 장부가치 기준 모델(Book Leverage Model)에서는 이들 대부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오직 기업규모(Size)만이 유의미한 설명력을 가졌습니다. 이는 장부상 수치는 회계상의 과거 이력을 반영하기 때문에, 투자자나 대출기관이 의사결정 시 실질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증하는 결과로 해석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변수에서 이론적 예측과 실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리스 비중은 자산 회계처리 관점에서 부채로 인식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부채 대체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자본구조에 강하게 연동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회계상 기준만을 바탕으로 한 자본구조 분석의 한계를 보여주며, 항공산업과 같은 고정자산 및 운용리스 의존 산업에서는 ‘경제적 실질’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항공산업처럼 미래 수익성과 유가, 수요 탄력성 등 불확실성에 민감한 산업에서는, 시장의 기대치와 위험 프리미엄이 기업 자본조달 구조에 선행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큽니다.
항공사 자본결정 요인 분석 요약
변수 회귀계수(시장모형) 유의성 방향 이론과 일치여부 기업규모(Size) +0.154 유의 + ✅ 일치 수익성(Profitability) –0.208 유의 – ✅ 일치 자산유형성(Tangibility) +0.127 유의 + ✅ 일치 리스 비중(Leasing) +0.089 유의 + ✅ 일치 성장성(Growth) –0.143 유의 ± ⚠ 일부 일치 재무건전성(Risk) –0.112 유의 – ✅ 일치 소유구조(Ownership) +0.015 비유의 ± ❌ 불일치 투명성(Transparency) +0.006 비유의 + ❌ 불일치 - ✅: 이론과 실증 결과가 일
- ⚠: 이론 방향이 다양하거나 조건부 일치
- ❌: 이론 예측과 반대되는 결과
5. 항공산업 자본구조 전략
항공사는 거대한 고정자산(항공기), 고정비 중심의 원가 구조, 경기순응적 수요 특성, 높은 외생 변수(유가, 환율, 규제, 팬데믹 등)로 인해 일반 제조업과는 다른 자본조달 전략이 요구됩니다. 본 연구는 기존 자본구조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의 한계를 지적하며, 보다 산업 맞춤형 재해석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사점은 시장가치 중심의 자본구조 접근이 장부가치 기준보다 더 현실적이고 설명력이 높다는 점입니다. 회계상의 부채 비율(Book Leverage)은 항공사처럼 비재무적 리스크가 높은 산업에서는 자본시장의 의사결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반면, 시장가치 기준(Market Leverage)은 투자자들이 항공사의 미래 수익성, 리스크 내성, 전략 방향성 등을 반영하여 실시간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자본구조 결정 요인과의 연관성이 더욱 높습니다. 이는 특히 IR 전략, 공시 투명성, ESG 평가 등이 항공사 가치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또한, 리스 비중(Leasing)이 실질 부채 결정요인으로 강하게 작용한다는 결과는 항공업계의 장기적 리스 전략에 대한 재고를 촉구합니다. IFRS 16 도입 이전에는 리스가 재무제표 외 항목(off-balance sheet)으로 간주되었지만, 실증적으로는 시장에서 이를 ‘숨겨진 부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본 논문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신용등급, 리스 재계약 조건, 자본비용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향후 항공사들은 리스 의존도를 전략적으로 조절하고,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 요소를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익성과 부채비율 간 음의 관계는 차입우선순위이론(Pecking Order Theory)이 항공사에 잘 적용됨을 시사합니다. 이는 수익이 높을수록 부채 의존도가 줄어든다는 결과이며, 항공사가 경기상승기에는 부채를 억제하고, 불황기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자금을 활용하는 순차적 자금조달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항공사는 매 분기 실적에 따라 자본구조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내부 정책 프레임워크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산유형성(담보력)의 중요성은 항공기 보유 방식과 금융계약 구조에도 영향을 줍니다. 항공기를 직접 보유하는 경우에는 금융기관을 통한 담보 기반 자금조달이 수월하지만, 운용리스 중심의 구조에서는 자산담보력이 부족해져 차입 여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에게 구조적 제약이 될 수 있으므로, 자산 유동화, 항공기 매각 후 재리스(Sale & Leaseback) 등 다양한 구조화 금융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소유구조와 투명성 변수의 실질적 영향력이 낮다는 결과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항공산업에서 소유 형태보다는 시장 기대치, 수익 안정성, 위험 관리 전략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 비재무적 요소가 앞으로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에서는 ESG 요인, 국적 항공사 여부, 규제 환경 등 비정량 변수의 통합 분석이 필요합니다.
6. 대형항공사 vs 저비용항공사 비교 및 구조적 시사점
항공산업 내에서도 자본구조 전략은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와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간에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본 논문은 실증 분석과 별도로 이 두 사업모델 간 자본조달 전략의 구조적 차이를 논의함으로써 산업 내 세분화된 전략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자본구조 이론의 실용적 적용이 산업군 내 이질성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먼저, FSC는 전통적으로 높은 유형자산 보유, 장거리 노선 중심의 복합 네트워크 구조, 고정비 비중이 높은 원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FSC는 자산을 담보로 한 부채 조달이 용이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반으로 높은 레버리지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항공기 직접 보유 비중이 높고, 자산유동화나 자회사 보유 자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 전략이 가능해 ‘절충이론(Trade-off Theory)’의 적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이들은 수익성과 담보력을 모두 갖춘 만큼, 경기순환에 따라 부채 비율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반면, LCC는 탄력적 운용을 최우선시하며 리스 기반의 경량 자산 모델을 선호합니다. 항공기 직접 소유보다는 운용리스(Operating Lease)를 활용하여 자산을 경량화하고, 자본지출(CAPEX)을 최소화합니다. 이는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외부 자본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회계상 유형자산이 부족해 담보력을 활용한 대출이 어려우며, 시장 신뢰도 및 유동성 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이러한 점에서, LCC는 ‘차입우선순위이론(Pecking Order Theory)’과 더욱 밀접한 전략적 방향성을 보입니다.
FSC와 LCC 간 자본구조 관련 주요 특성을 비교
구분 대형항공사 (FSC) 저비용항공사 (LCC) 자산 구조 항공기 직접 보유, 유형자산 비중 높음 운용리스 중심, 경량자산 구조 주요 자본조달 수단 자산담보 대출,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리스 계약, 자기자본 유보, 투자자 신뢰 확보 중심 이론적 적합 모델 절충이론 (Trade-off Theory) 차입우선순위이론 (Pecking Order Theory) 레버리지 전략 장기 부채 비중 높음, 고정비 기반 운영 단기 유동성 중심, 고정비 축소 전략 위기 대응 역량 정부 보조금 활용, 항공기 자산 유동화 유동성 방어 중점, 단기 운용조정으로 위기 회피 시장 민감도 상대적으로 낮음 높음 (유가, 환율, 소비심리 등 외부 요인에 민감) 재무 유연성 높음 – 자산기반 조달 및 구조조정 가능 낮음 – 외부 자본에 대한 의존도와 투자자 신뢰도 영향 큼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위기 대응 전략에서도 크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FSC는 정부 지원금 및 자산 매각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반면, LCC는 항공편 축소, 리스 반환, 유상증자 등의 단기 유동성 확보 중심의 방어 전략을 취하였습니다. 이는 자산 구조와 자본조달 가능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전략 차별화의 사례입니다.
또한, FSC는 다변화된 노선과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외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회사채 시장 접근성이 뛰어나며, LCC는 시장 친화적 투자 유치나 IPO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합니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두 그룹을 동일한 자본구조 규범으로 다루는 것은 위험하며, 별도의 접근 전략이 필요함을 본 논문은 시사합니다.
결론적으로, 항공산업 내 FSC와 LCC는 자산 구조, 자본 조달 수단, 위험 인식 및 이론적 배경이 명확히 구분되며, 맞춤형 자본구조 전략 수립이 필수입니다. 이는 금융기관의 항공사 신용평가, 정부의 항공사 지원 정책, 투자자들의 리스크 분석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7. 결론
본 논문은 항공산업이라는 자본집약적, 규제민감적 산업군을 대상으로 하여 자본구조 결정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으며, 기존 자본구조 이론이 항공사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고,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를 명확히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시장가치 기준(Market Leverage)이 장부가치 기준(Book Leverage)보다 항공사의 자본구조를 설명하는 데 더 우수한 설명력을 가진다는 점은, 자본조달 전략 수립과 투자자 관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핵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장모형(Market Model)은 6개 변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도출해냈으며, 수익성, 자산유형성, 기업규모, 리스 비중, 성장성, 재무건전성 등이 자본구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특히 수익성과 부(-)의 관계, 리스 비중의 정(+) 관계, 기업규모의 정(+) 관계는 각각 차입우선순위이론, 절충이론, 리스크기반 접근법과 일치하는 결과로, 항공사들이 자본구조 결정을 단일 이론에 의존하기보다 혼합적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반면, 소유구조 및 투명성과 같은 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이는 비정량적 요소(시장 신뢰도, ESG, 정치 리스크 등)의 반영이 제한적이라는 본 연구의 한계를 반영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항공산업의 특수성 즉, 대규모 유형자산, 유가 및 환율 민감도, 규제환경, 정부 개입 가능성이 자본구조 결정에 구조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존 제조업 중심 자본구조 연구를 경계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특히 FSC와 LCC 간 비교를 통해 동일 산업 내에서도 자산구조, 조달수단, 이론 적용에 따라 전략이 분기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실무적 시사점입니다.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적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 항공사 CFO 및 재무기획팀은 시장가치 기반의 자본구조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고, 리스 회계처리 변화에 따른 실질부채 인식 전략을 명확히 수립해야 합니다.
- 투자자 및 금융기관은 항공사의 단순 부채비율보다는 리스 비중, 수익성, 유형자산 보유 비율, 시장가치 등 복합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책 결정자 입장에서는 FSC와 LCC의 상이한 자산 구조와 자본조달 가능성을 감안하여, 재정지원 정책 또는 위기 대응 자본시장 설계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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