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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미래전략연구소 「재생에너지 전환 시대, SMR의 전략적 역할」 핵심 정리경제상식 소개 2025. 9. 1. 08:47반응형
이번 글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 시대 속에서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형 원자로)가 가지는 전략적 가치와 역할을 살펴봅니다.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져온 기회와 한계, 그리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력인 SMR의 필요성 및 국내외 활용 전략을 종합적으로 정리했습니다.
1.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공급 구조 변화
탄소중립은 전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으며, 각국은 재생에너지를 핵심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EU의 REPowerEU 정책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5%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고, 중국의 RPS(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는 산업군별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강제합니다. IEA는 2025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화력 발전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24~2027년 기간 동안 추가 발전량의 97%가 재생에너지에서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이 전력 공급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빠른 전환은 새로운 구조적 문제를 불러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출력 변동성과 송전망 접속 지연 문제가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 출력이 급변하는 재생에너지는 전력 수요와 맞지 않는 시간대에 잉여 전력을 발생시키기도 하며, 수요지와 멀리 떨어진 발전 입지 특성 때문에 송전망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약 1,650GW 규모의 재생에너지가 송전망 접속 대기 상태라는 점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단순히 발전 설비 증설만으로 해결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2. 기존 유연성 자원의 한계와 대체 자원 필요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ESS(에너지저장장치), 부하추종 발전원, 수요반응(DR) 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유연성 자원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ESS는 방전 이후 충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 변동성에는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ESS는 4~6시간 단기 대응 목적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계절 단위나 장시간 변동성 대응에는 한계를 보입니다. 석탄·LNG 기반 화력발전은 출력 조정 능력은 뛰어나지만, 기동과 정지 과정에서 상당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탄소중립 목표와 상충합니다. DR 역시 데이터센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등으로 인해 수요 조절 여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송전망 확충 역시 기술적 한계보다는 사회적 수용성 문제로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허가 절차, 주민 반발, 환경 훼손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장기간 소요되는 경우가 다수이며,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입지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새로운 병목 현상을 반복적으로 초래합니다. 결국 기존 유연성 자원만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어렵고, 무탄소이면서도 안정적인 새로운 보완 자원이 필요합니다.3. SMR의 개념과 기술적 특성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원자력 발전 방식입니다. 공장에서 표준화된 모듈을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치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부지 면적도 대형 원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석탄·LNG 발전소 부지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제공합니다. 또한 피동형 안전계통을 도입해 외부 전력 없이도 자연 냉각이 가능하며, 단순화된 구조 덕분에 사고 확률을 크게 낮췄습니다. 미국 NRC는 SMR의 사고 발생 확률을 기존 원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무엇보다 SMR은 부하추종 운전이 가능합니다. 이는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으로, NuScale 社는 풍력 발전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5분 단위 출력 조정 실험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또한 SMR은 핵분열 기반 무탄소 전원으로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기저 전원과 유연성 자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4. 해외 SMR 활용 전략과 사례
미국, 캐나다, 일본, 핀란드 등 주요국은 SMR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미국·루마니아: 퇴출된 석탄화력 부지에 SMR을 설치해 무탄소 기저 전원을 확보. 미국은 와이오밍주에 TerraPower社의 Natrium SMR(345MW급)을 도입 중이며, 루마니아는 Doicesti 화력발전소 부지에 NuScale SMR을 배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 캐나다: Darlington 원전 부지에 SMR을 설치해 부하추종 운전과 전력계통 유연성 확보를 실증하고 있으며, GE-Hitachi 社의 BWRX-300 SMR을 활용해 2028년 준공을 목표
- 일본: JAEA가 고온가스로형 SMR을 활용하여 950℃ 수준의 고온 운전에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수소 생산과 산업용 고온열 공급 실증을 추진 중
- 핀란드: 지역난방 전용 SMR(LDR-50)을 개발해 도심 인근에서 열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하는 실증을 진행 중
- 러시아: 북극권 페벡 지역에 부유식 SMR(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을 설치해 전력과 열을 공급 중이며, 차세대 부유식 SMR 개발에도 나서고 있는 중
이처럼 SMR은 단순 발전을 넘어, 산업용 열·수소·담수화·난방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며 에너지 믹스를 다각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5. 국내 SMR 개발 현황과 전략
한국 역시 SMR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0.7GW 규모의 SMR 신규 전원이 반영되었으며, 고리·한울 원전 부지에 SMR 배치를 검토 중입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고온가스로형 SMR 개념설계를 완료했으며, 산업부는 제철·화학 등 고온열 수요가 큰 산업을 대상으로 SMR 기반 열 공급 경제성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국방부는 군사시설 자립형 전원으로 SMR 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NuScale 社와 협력해 부품 제작 및 국산화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독자 모델 SMR+의 해외 실증 협의와 함께 혁신형 SMR(i-SMR) 설계를 추진 중입니다. SMR+는 기본설계를 완료했으나 실증로 건설은 진행되지 않았고, 혁신형 SMR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상세설계 단계에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에너지 안보 확보와 원전 수출 시장 진입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6. SMR의 전략적 의미와 보완적 역할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연적이지만, 입지 집중과 송전망 병목이라는 구조적 한계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SMR은 수요지 인근에서 직접 설치·운영이 가능해 송전망 확충 부담을 완화하고, 변동성이 큰 태양광·풍력을 보완하는 안정적 백업 전원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재생에너지가 대응하기 힘든 산업용 고온열, 담수화, 수소 생산 분야에서 복합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따라서 SMR과 재생에너지는 대체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습니다. OECD-NEA는 COP26에서 SMR이 재생에너지 통합 및 계통 유연성 확보에 유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탈원전 vs 재생에너지”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현실적 해답이 아님을 시사하며, 양자의 병행 추진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7. 결론과 향후 과제
재생에너지와 SMR은 기능적으로 다른 특성을 지녔지만,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두 자원을 조화롭게 결합해야 합니다. 태양광·풍력은 친환경 전력 공급을 확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간헐성과 입지 제약을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SMR은 무탄소 기저·유연성 전원으로서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하고, 산업용 열·수소 등 전력 외 부문까지 포괄할 수 있습니다.
향후 한국은 ▲SMR 실증 및 안전성 검증 강화, ▲국제 협력 및 수출 전략 마련, ▲규제 환경 정비, ▲주민 수용성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전환 속도와 SMR 개발 전략을 병행하여, 안정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재생에너지와 SMR의 균형 있는 에너지 믹스만이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현실적 해법이 될 것입니다.반응형'경제상식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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